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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야기

공매도 반대 'K스톱' 시세조종 의혹에 '올스톱'…"자율운동 전환"

by JS부동산중개법인 이이사 2021. 8. 18.

당국의 '7.15 시범행동' 조사 압박에 '본 행동' 잠정 중단
시점-종목 특정해 매집하는 방식 철회하고 '자율운동'으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서 운행하는 공매도 반대버스 모습(한투연 제공) © News1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공매도 반대를 위해 특정 종목을 집중매수, 공매도 세력에게 타격을 입히자던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이 결국 제대로 공격해보지도 못한 채 잠정 중단됐다.

K스톱을 주도했던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종목이나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개개인의 '자율 운동'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집중매수' 자체가 구심점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사실상 K스톱의 전면 중단이라는 시각이다.

◇한투연, '8.10 본행동' 연기 후 자율운동 전환 선언

18일 한투연 측에 따르면 지난 8월10일 전면 시행할 예정이었던 K스톱 '본 행동'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이후 한투연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특정 시일, 특정 종목을 정해 진행하는 집중매수 방식의 K스톱은 더이상 추진하지 않고 자율전환한다고 밝혔다.

한투연 운영진은 지난 15일 저녁 공지를 통해 "17일부터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공정하게 개혁할 때까지, 또는 악질 공매도가 파산할 때까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공매도 전쟁, 자본 독립 운동을 한투연 모든 회원의 자율적 운동으로 실시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정해진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 ​방식이 아닌 참여자들 개개인이 공매도 반대를 위한 자율적인 행동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다만 공지사항 어느 곳에도 '매집운동을 이어가자'든가 종전 K스톱 행동 방침인 '4주 단위 매수를 통해 의사를 표시하자'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적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특정종목에 대한 집단 매집운동은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이에 따른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본격 조사에 돌입하면서 한투연 측이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행동지침'을 모두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반대를 외치며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을 하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만든 이미지(한국주식투자자연합 제공)© 뉴스1
◇7.15 시범행동에 금융당국 '법 위반 여부' 조사 돌입

앞서 한투연은 지난 5월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자 실시간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무차입 등 불법공매도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공매도 기관의 차입 주식 상환 기한 조정 등 공매도 제도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며 공매도 반대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8월15일 광복절을 '자본 독립'의 날로 선언하고 2만여명의 참여자를 모집, 공매도 잔고 1위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운동을 벌여 공매도를 청산시키고 타격을 입히겠다는 전략을 짰다.

그러나 8월15일 본 행동에 앞서 시범 행동 성격으로 실시한 7월15일 'K스톱 전초전'에서 대상종목으로 설정한 에이치엘비가 시세차익을 노린 선취매와 대량 공매도 집중으로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설상가상 금융당국은 7월15일 시범행동에서 선취매를 한 투자자 중 한투연 운영진이 포함된 것은 아닌지, 즉 공매도 반대라는 대의명분은 내걸었지만 이를 이용해 해당 종목을 미리 매집, 시세차익을 노린 정황은 없는지 본격 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아울러 7월 시범행동 당시 1000여명 수준이었던 K스톱 참여인원이 8월 본행동까지 가시적으로 증가하지 않아 '화력'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공매도 반대를 위해 공매도 잔고 1위 종목을 대상으로 매집운동을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일부 참여자들이 회사의 재무구조나 전망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하면서 내부적으로 의견합치를 이루지 못하는 등 '대의명분'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운동, 사실상의 항복선언…공매도 대항 어려워"

자율운동으로 전환하겠다는 운영진의 공식 발표에 K스톱 운동 참여자들은 운영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없는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고,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주식을 되갚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내려야 이익을 얻는데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큰 손실을 입는다.

즉 자본력이 개인투자자보다 월등히 큰 공매도 세력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서는 사실상 유통물량의 절대다수를 개인투자자들이 독점하고 주가를 높은 상태로 유지시켜야 공매도 기관이 손실을 입고 공매도를 청산하게 된다.

따라서 종목이나 시점도 정하지 않고 개인들이 K스톱 운동을 자율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셈이다.

특히 지난 7월15일 시범행동에서 '작전시간'인 오후 3시에 정공법으로 에이치엘비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고점'에 물리는 상황이 나타나면서 이번 운영진의 퇴보에 적지않은 아쉬움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부 참여자들은 "자율 운동에 동참하겠다. 앞으로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들을 '4주' 단위로 매수하며 K스톱 의지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도 보였다.

공매도 반대 의사 표현을 위해 '4주' 단위로 종목을 매매한 현황(출처 한투연 공매도 반대 본부)© 뉴스1

강은성 기자(esther@news1.kr)

 강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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