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이야기

개미 덮친 '차이나 리스크' 中전기차도 폭락…월가 "미국 주식 사라"

by JS부동산중개법인 이이사 2021. 7. 28.

'돈나무 선생님' 경고가 현실로
中공산당 지도부발 규제 리스크
홍콩·상하이 이어 뉴욕 증시로

중국에 투자하라던 월가도 패닉
"中주식 적정 주가 산정 불가능"

IT·교육·부동산이어 전기차 흔들
'중국 EV 3형제' 두자릿수 하락

中의존도 큰 애플·스벅도 주가↓


전기차 자율 주행 기술과 관련해 `중국판 테슬라`를 꿈꿔온 샤오펑은 지난 해 뉴욕 증시 상장 후 이달 6일 홍콩 증시에도 상장했지만 주가가 폭락 중이다. 중국 당국이 `데이터보안·해외 증시 상장 자국 기업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집중 매도한 결과 홍콩 증시 상장 후 한달 도 안 돼 주가가 약-19% 떨어졌다.'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상장을 전후해 다시 한 번 불거진 '중국 규제 리스크'가 IT(정보기술)과 사교육, 부동산에 이어 이번에는 전기차까지 퍼지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에서는 '테슬라 경쟁사'를 선언한 샤오펑 주가가 오전 장 중 13% 넘는 낙폭을 그으며 떨어졌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주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중심으로 한 공산당 지도부의 친환경 시대 역점 지원 산업이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도 앞다퉈 사들여왔지만 최근 두 자릿수 폭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규제 불똥이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미국 간판 기업들 주가에 영향을 줄 지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선 눈여겨 볼만 한 움직임은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중국 전기차와 관련주 주가마저 급락했다는 점이다. '차이나 패닉셀'은 중국 IT와 사교육, 부동산에 이어 이번에는 전기차로 퍼지는 분위기다.

28일 홍콩 증시 오전 장에서는 샤오펑 주가가 장 중 -13.03% , 비야디(BYD)는 -1.57% 떨어져 거래됐다. 비야디와 달리 샤오펑은 뉴욕 증시에도 상장해 있다는 점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해외 증시 상장 기업 규제 가능성'을 의식해 집중 매도에 나선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홍콩 증시에서 샤오펑과 비야디의 최근 한 달 주가 낙폭은 각각 -19%, -15%다.

중국은 친환경 시대 미국·유럽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전기차와 배터리 등 관련 산업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도 중국 전기차와 관련주를 앞다퉈 사들였다. 한국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상장지수펀드(ETF) '미래에셋 GBL 인 글로벌 X C ELC VHC'가 국내 투자자 해외 주식 매수 상위 50위 내에 14위(이달 1~28일 기준)로 진입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 상위 20위 내에 뉴욕증시가 아닌 홍콩 증시 종목이 진입한 것은 월별 기준 지난 해 이후 처음이다.

다만 한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전기차 투자 불안감이 번지는 모양새다. 공산당 지도부 발 규제 리스크가 반(反) 독점·사이버 안보, 사교육 금지, 부동산 투기 제재 뿐 아니라 해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전반을 향하고 있는 데다 전기차의 경우 특히 자율 주행을 위한 데이터 축적·관리 이슈가 엮여있어 규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앞서 외국 기업인 테슬라(이하 뉴욕증시 종목코드 TSLA)에 대해 데이터 유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국 군인·공무원을 상대로 테슬라 전기차 불매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연장 선상에서 당국이 데이터 관리 관행 등을 문제 삼아 자국 전기차 업체, 특히 해외 증시에 상장한 업체들을 집중 단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이 시장을 떠돈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듯 앞서 27일 뉴욕 증시에서는 '중국 전기차 3형제'로 통하는 샤오펑(XPEV)과 리오토(LI), 니오(NIO) 주가가 -10%대를 넘나드는 하락세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간 세 종목 주가는 -20% 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형주 98개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HXC) 지수 한달 흐름전기차를 제외한 중국 IT, 교육, 부동산 관련주도 4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형주 98개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HXC) 지수도 5.25% 낙폭을 그으며 떨어졌다. HXC는 지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이후 4거래일 만에 -20.34%, 최근 한 달 새 -27.76% 급락했다. 미국 뉴욕·싱가포르·홍콩·중국 본토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X트래커스 MSCI 올 차이나 에쿼티'(CN)도 뉴욕 증시에서 27일 하루 새 4.14% 떨어졌다.

이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BABA)와 징둥(JD)·바이두(BIDU), '중국 부동산 거래 플랫폼 1위' KE홀딩스, '중국 온라인 교육 업체 1위' 신동방(EDU)에 이어 중국 전기차 3형제 등 주요 주식이 폭락한 결과다.

차이나 패닉셀이 확산되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장 변동성지수 VIX가 10.13% 급등한 19.36를 기록하면서 20을 향했다. 애플(AAPL)과 스타벅스(SBUX)는 이날 장 마감 후 2021년 2분기(4~6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의존도가 부각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각각 -2%대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중국 주식 폭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이런 분위기가 미국 기업 주가까지 끌어내리는 데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27일 디파이낸스ETF의 실비아 자블론스티 최고 투자 책임자(CIO)는 "미국 기업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그런 날은 주식 쇼핑하기 좋은 날"이라면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오히려 미국 우량주를 매수할 기회"라고 언급했다. 앞서 13일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주식에 대해 "지금은 바닥이 아니며 규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가 적절한 지 여부를 판단할 잣대 자체가 사라졌다"고 평가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친 바 있다.

다만 중국 규제 리스크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미국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달 6일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자율주행기술 등을 둘러싼 규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엄격해질 것이며 이는 앞으로 수년 사이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27일 뉴욕증시에서는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테슬라 주가가 -1.95%떨어져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날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2.21% 오른 것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린 셈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관영 매체들이 나서서 자국 기업 주식 '저점 매수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공산당 지도부 발 규제 불확실성 탓에 본토·홍콩·미국 뉴욕 증시를 통틀어 자국 기업들 주가가 폭락하자 27일 인민일보 산하 증권시보는 "전문가들은 A주(본토 거래소인 상하이·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위안화 표시 중국 기업 주식)는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에 구조적 투자 기회를 잡으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증권보도 "중국 경제는 여전히 미래가 밝으며 당장의 혼란은 업종 간 자금 순환 때문"이라면서 최근 폭락장이 규제 리스크 탓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인오 기자]

김인오(mery@mk.co.kr)